합격수기

안녕하세요! 대원방송 7기 김은연입니다. 2017.07.13

안녕하십니까! 김은연입니다^^ 우와.... 정말 감격스럽고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사실은 제가 아직 합격했다는 것에 대해 실감이 잘 안 나서... 후기를 어떻게 써야할지 무척이나 고민되는데요!

지난 3년간의 여정을 차근히 돌아보니, 이 감사함은 제가 성우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던 우리 스터디와 아름다우신 '지혜쌤'께

온전히 돌려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련된 외모(?)와는 다르게 제 고향은 경남 김해입니다. 요즘도 서울친구들이 김해보고 시골이라 부르면 저는 화를 내지만, 사실

수도권보다 확실히 외진 느낌은 나죠. 제 유년기에는 지금의 수도권 어린이들처럼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취미활동이 없었어요.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 김은연 어린이가 여가시간에 할 수 있었던 것은, TV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뿐이었습니다.


애니메이션이 제 유일한 낙이었고, 선천적으로 청각이 발달된 저는 자연스레 애니메이션에서 나오는 목소리의 주인공들을

동경하게 되었습니다. 성우란 직업을 좋아하게 되었던 때는 초등학생 저학년 즈음이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내가 성우가 되기에 나는 목소리도 평범한 것 같고... 티비에 나오는 목소리들은 너무 예쁘고 멋지고 하니까 나는 되기 어려

울 것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꿈의 직업, 신의 직업' 같은 느낌이랄까요.


그래도 연기하는 게, 무대를 꾸미는 게, 노래를 하는 게 정말 좋았습니다. 중고등학교 때는 방송부 활동을 하며 공부를 열심히 했고

언젠가 난 이 어려운 환경을 이기고 꼭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겠다 다짐했습니다. 고려대에 갈 수 있을 성적과 성과가 나왔지만

진로를 틀어 연극전공으로 진학했습니다. 학교에서도 미친 듯 작품하고 공부했던 것 밖에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제가 인정하는 저의 장점이라면, 목표를 설정하면 그걸 향해서 지구력 있게 집중하는 것... 밖엔 없는 것 같습니다.


졸업 후에는 미친 듯 달려왔던 그간의 제 모습에 대해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제가 연기란 걸 알게 되고 좋아하게 된 맨처음

계기는 그때의 애니메이션과 성우가 좋았기 때문이었는데... 유년기 때의 '아 난 성우되기 어려울거야' 하는 그 생각이 너무

비겁한 거 아닌가, 도전해보지도 않고 그 꿈을 접는다면 한번 사는 인생인데 아마 평생 후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당시 금전적 여유가 없었던 저는 처음에 어느 한 인터넷 카페에서 성우스터디원을 모집한다는 글을 보게 됩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저의 성우 공부 준비가 시작됩니다.


1년간은 오직 스터디에만 집중했습니다. 운이 좋아 덕분에 대원방송 5기 2차 합격까지 이루어냈지만 낙방하고...

성우연기를 더 집중하고 싶다는 갈증이 생겨 학원을 알아보는 도중, 스터디를 함께하는 사랑하는 언니가 보이스투보이스 학원과

김지혜 선생님께 1:1 수업을 받아볼 것을 추천해줬습니다.


지혜쌤을 만나게 된 건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라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선생님은 첫 번째, '성우'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잡아주셨고, 두 번째 '성우'가 해내야 하는 표현과 진실된 연기가 뭔지 알려주셨고, 세 번째 김은연이란 사람이

성우로서 어떤 장점이 있는지, 어떤 것을 발전시켜 가야하는지, 어떤 컨셉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전 제 소리가 한 색깔인 줄 알았습니다. 그냥 내 모습 그대로 연기하는 건 편하니까 그것만은 자신 있었지만 내가 정말 팔색조처럼

휙휙 어떤 역할이든 변신할 수 있을까 의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변성은 물론 어떤 캐릭터든 이젠 그 캐릭터의 말처럼 편하게 표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연기에 대한 이론과 베이스 정도만 있었던 저인데, 선생님은 그 위에 진짜 멋지고 튼튼하고 화려한 궁전을

짓는 법을 알려 주셨다고나 할까요!


어떤 소리가 나의 좋은 소리인지, 나란 성우는 어떤 성우인지, 나에 대해서도 더 잘 알게 되었구요.

연기는 자신감이라고 생각하는데 정말 선생님께 칭찬이라도 받는 날엔 자신감이 100% 충전되서 뭐라도 할 수 있는 마음이

되었습니다. 선생님의 귀는 소머즈 저리가라 입니다. 선생님의 코멘트는... 대한민국 양궁 대표들이 쏘아올린 화살촉과 같다고나

해야할까... 김연아가 타는 스케이트 칼날같이 날카롭고 부드럽고 정확하다 해야할까... 음 어떤 수식어를 갖다 붙여도 부족하지

않네요! 괜히 '지혜교'가 있는 것이 아니고, 지혜쌤의 제자들 중에 괜히 합격생들이 많이 배출되는 것이 아닙니다.

선생님의 은총... 지도 덕분입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제자라는 것이 부끄럽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애니메이션으로 성우를 알게 되었고, 최고의 애니메이션을 수없이 만날 수 있는 대원방송, 저의 가능성을 인정해 준 대원방송,

럭키 세븐! 7기 성우가 되어 정말 기쁩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제 인생에 오로지 꽃길만 펼쳐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더욱 더 정신 차리고, 초심을 잃지 않는 소리연기자

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더 잘해야겠습니다. 즐거움과 감동, 놀라움을 드리는 성우 김은연!! 되도록 하겠습니다.

응원해 주십시오~ 잘 부탁드립니다!


※ 이 글은 김은연 성우님이 2016년 10월 17일에 '보이스 투 보이스 이전 홈페이지'에 남기신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