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수기

안녕하세요, 대원방송 1기 전속성우 이지현입니다. 2017.07.13

꺄아~ 이런 공간이 생겼다니~ 게다가 제가 첫 글이라니~

살짝 민망하고 쑥스럽고 그러네요..

공부하시는 분들의 궁금증이 조금이나마 해소될까, 미약하지만 작은 도움이라도 될까해서 용기내어 글을 써봅니다!!


음.. 일단 저는 2005년 1월에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처음 2년 동안은 방송 아카데미를 다녔고, 그와 더불어 개인 사사를 받았어요.

선생님을 자주 바꾸는 성격은 아니어서 세 명의 스승님을 약 일년 단위로 모셨습니다^^;;

2008년 한해 동안 사사 받은 분이 KBS 출신 미모의 김모 선생님이시지요 *^^*

처음엔 이쪽 공부에 대해 아는 바도 없고 해서 아카데미를 들어갔는데

다들 아시다시피 강습생 수도 많고 커리큘럼도 덜 체계적이고 해서 개인 사사로 자연히 관심이 가더라구요.

지혜쌤 소문을 2년 전쯤 들은 것 같은데 올해에서야 그 소문을 확인했습니다 ;;


음... 대략적인 공부 루트는 이정도이고...

구체적인 공부 방법(?)에 대해 얘기해 볼게요.


어렸을 때부터 성우가 꿈이었기 때문에 학교 다니면서 발음 연습 같은건 조금씩 해왔어요.

그때야뭐 특별한 방법이 있었겠습니까, 교과서 소리내서 읽는 정도...

볼펜... 한 2개월 물어봤는데 침 나오고 추해서 관뒀습니다 -_-

본격적으로 공부 시작하면서도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했던게 발음이어서 꾸준히 연습했습니다.

전 한동안 신문으로 연습했어요.

입 크게 벌리며 정확한 말음으로 가능한 한 빠르게 십여분, 그리고 느리고 또박또박하게 십여분,

그리고나서 자연스러운 발음으로 내용과 어조 생각하며 십여분... 그렇게 읽기 연습을 했습니다.


드라마 연습!

다들 똑같겠지만 정말 수많은 단문을 접했죠.

처음 몇 년간은 감정을 최대치까지 끌어올리는 연습을 했던거 같아요.

화내는 단문이다 싶으면 잡아먹을듯이 화내고, 슬프다 싶으면 진짜 눈물이 나올때까지 하고

근데 지혜쌤 만나고 달라진 점 중에 하나가...

공부 시작한지 4년만에 드디어 정.제.된. 연기가 뭔지 쪼~~금 감이 잡혔다는거.

그전엔 감정을 폭발하던지 덜 나오던지 중에 하나였는데

시험을 채점하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었고,

감정이 충분해야 하지만 그걸 있는대로 다 표현하는게 듣기 좋지만은 않다는거.

제가 이해한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그걸 깨닫고 나니까 하는 사람 입장보다 듣는 사람 입장을

생각하게 되었고 연기도 조금 바뀌었던거 같습니다.


더빙연습!

더빙연습은 거의 할 기회가 없죠.

아카데미에서 한두달 정도 해본게 다였는데 지혜쌤이 깜찍한 미니 노트북까지 준비해 주셔서

대원시험 있기 직전에야 본격적으로 해볼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더빙연습은 애니메이션 방송국 시험 준비가 아니라면 크게 신경 안쓰셔도 될듯해요.

제금 제가 대원방송국 들어온지 한 달 정도 됐는데...

더빙 해보면서 느낀 점은... 입길이 맞추는 건 쉬운 축에 속한다는 것..

진짜 어려운건 말을 말같이 하는 거라는 것!

우리 드라마 연기할 때 공부하는거 있죠? 그건거 같아요.

화면보고 옵티컬 신경쓰다 보면 자꾸 이상한 억양 생기고 감정 생각 안하고...

그런 점이 진짜 어려우니까 일단 드라마 공부가 기본인 것 같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이 공부 시작하신지 얼마 안되셨다면 약간의 도움이 되실 수도 있겠지만

공부를 많이 하신 분이라고 생각하면 낯이 뜨겁네요..

왜냐하면... 시험은 운이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

실력... 중요하죠... 하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시험은 운입니다.

어느정도 실력 이상이 된 사람들 사이에서 합격/불합격의 기준은 참 모호하죠.

항상 들어온 얘기를 제가 또 하게 되네요.

누가 안 떨고 실력 발휘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제가 그나마 수많은 다른 실력자들 사이에서 뽑힌 이유는

긴장하는게 밖으로 잘 드러나지 않아서인 것 같아요.


아우... 길게 쓰긴 했는데 모두들 알고 계신 내용이네요.

그저 평범한 성우지망생이었고 운 좋게 제도권 안에 들어온 햇병아리 성우인지라

더 말씀드릴 수 없는게 송구스럽습니당..


그냥... 자신을 믿으세요.

슬럼프에 빠지고 시험에 떨어져도 그냥 늦어지는 것 뿐이려니...

결국엔 성우가 될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더니 그대로 이루어진게 아닌가 싶어요.

우리 미모의 지혜쌤 수업 열심히 들으시구요 ^^

쪽집게 과외 선생님 같으면서도 알고보면 그 안에 정석이 들어있어요!


행운과 행복이 어서어서 함께 하시길 빌겠습니다~


※ 이 글은 이지현 성우님이 2008년 12월 14일에 '보이스 투 보이스 네이버 카페'에 남기신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